몸의 소리에 집중하며 숨을 쉬세요
아침부터 긴장상태로 교육에 참여하느라
온 근육이 다 위축되어 있는데
한밤중 접한 이태원 소식
이태원은 사실 나에게는 외국같은 느낌의
심리적 거리가 먼 곳
게다가 지금은 그래도 자주 눈에 띄어
낯설지 않지만
친숙하지도 않은 할로윈 파티 사고
그래도 즐거움만 기대하며 실컷 놀아보려
시간을 내었을 '젊은 아이들'이
'압사'를 당했다는 상황이 그려지며
안그래도 힘든 몸이 더욱 쪼그라든다.
일단 내딸들 챙기기
혹시 그곳에 있니?
세월호 아이들 소식에 망연자실
이게 무슨 일인가 멍해지며
허망함에 의식이 깜깜하게 멈춰버리던
그 느낌이 다시 나타난다.
너무 안타까워
아니 거길 왜 갔어, 그까짓 거 하러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도 나의 놀이를 하고
내 방식대로 나의 쉼 시간을 가지는데
젊은이들이 그들의 놀이를 한것이 뭐가 어때 하며
말을 가다듬는다.
그들은 잘못이 없다.
그렇게 아침까지 마음이 무거운 가운데
부쩍 늘어난 사망자 숫자에 한숨만,,

오후엔 토요일에 이어 이틀간 진행되는
게슈탈트 학술대회
치료자와 내담자 사이의 댄스 스텝을 배운다.
그런데 이탈리아에서 이태원 소식을 접하신
Lobb 강사님께서
이론 강의보다 이태원사고를 당한
우리들의 마음을 먼저 다루자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그저 속으로만 느꼈던 것들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들
혼란스러웠던 것들과 함께
우리 마음을 내놓고 나눈다.
우리 몸으로 나타나는 느낌에 집중하며
그 느낌에 집중할 때 움직이고 싶은대로
움직여본다.
나는 쭈뼛 땡기는 뒷골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풀어주는데,
누군가 압사를 내몸이 느끼며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아 그래서 나도 억눌리고 긴장되는
몸의 느낌이 있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구나
알아차리게 된다.
강사님은 이 움직임이
사고를 당한 이들과 유가족에게
우리가 해주고 싶은 움직임이라고 하신다.

롭 강사님은 상담시연을 하시며
호흡하세요, 숨 쉴 수 있어요
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나도 환희가 잿빛으로 변하는 순간 속에 존재하며
압사의 공포에 몸을 떨었을 모든 이들과 가족,
또 함께 느끼는 나 자신에게
내 몸의 소리에 집중하며 숨을 쉬라고
위로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저 남 탓하고 비판하기보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이 모이고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는
계산하지 말고 무조건 안전을 위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자
누군가 놀고 싶어하면
그 놀이터가 안전하도록 보호하는 건
사회가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