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디어에반핸슨,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사회불안장애가 있는 주인공의 거짓말이
어떻게 주인공을 바꿀지가 궁금해
한번 봐야겠다 했던
디어에반핸슨.
예스24티켓에서
약간이지만 15%라도 세일을 하길래
갑작스레 얼른 예매.
비싼 취미 비용 감당이 만만치 않아
전체 내용과 음악에 초점이 있다면
다시 싼 뒷자리를 기웃거리게 됨.
그래서 둘째딸과 2,3층을 예매했는데
바로 공연전날
딸램이 계단 내려오다 헛디뎌 발목 부상.
이그 폰 보면서 걷지 말라구!
많이 다치진 않았는데
첫날이라 아프다고 끙끙대서
결국 3층 취소.
취소수수료 30%
돈 아낄려고 올라가는 건데 이게 뭐니...

그래서 나는 혼자 갔고
단체가 있다는 걸 공지로 알고 있었지만
학생들인걸 몰랐네 ㅋ
푸릇푸릇 짹짹짹짹
줄 서고 쫑알거리고 하느라
사람수는 로비가 꽉 차게 많았지만
포토존은 텅텅 빔.



뭐 나름 좋다.
쉬는 시간이나 공연 시작 전까지
매우 시끄럽지만
공연 중에는 조용해지니까 괜찮음.
내가 앉기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줄 안서고 사진 찍을 수 있고 ㅎ

뒤로 위로 막 날아오르고 할인을 받아도
십만원이 넘어버리는 티켓값ㅠ
2층 1열이 비어서
실 1열인 2열이었는데
눈앞에 난간봉이 쫙 지나감.
하지만 디어에반핸슨 무대가
오케스트라 위치보다도 약간 뒤로 있어서
난간이 가리는 건 없었음.
편안히 허리 쭈그리고 늘어져 앉으면 가림.
허리 펴고 똑바로 앉아야함.


임규형 에반 공연이었는데
어깨가 긴장되어 있고
깁스를 하든 풀든 계속 손을 만지작거리며
위축된 채 살짝 떨리는 목소리여서
그의 불안감이 전해졌다.
오글로 표정을 보면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와
말라있을 것 같은 입술도 보임.
1막에서는 거짓말이기 보다는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보였는데
2막에서는 아무튼 이것은 진실이 아니기에
이 거짓말이 불러온 예상치 못한 파장들로
주변인들까지 감정이 요동치게 되어
거짓말은 나빠 하는 측면을 보게 된다.
하지만 결국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가면을 벗고
진실의 민낯을 드러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에반도 성장하고 힘을 얻어
엄마와 숨겨둔 밑마음을 얘기하게 된다.
이건 엄마도 마찬가지.
서로 상처입힐까봐
또 상처와 두려움을 숨기려고
꼭꼭 포장해왔던 진실을
용기를 가지고 맞닥뜨리고
꺼내놓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관계가 회복되고
모두가 성숙해지는 이야기다.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어떤 부분을
감추고 피해버리려고 하면
절대 어깨를 펴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는 거다.
이리 자신의 존재를 감추다가
내 존재가 의미 없는 세상에서
사라지는 게 낫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나의 존재가 인정되는
관계 속에 소속되어야
안정감을 느낀다.
지워져도 되는 건 없어.
사라지게 하면 안돼.
누구도 자기 존재를 의심하며 살면 안돼.
잊혀지게 둘 순 없어 그 누구도.
그냥 내 모습 그대로
괜찮아!


MD숍도 한가^^
학생들이 보면 좋을 극이다.
노래를 하지만
뮤지컬보다는 연극적이어서
한사람 한사람 오글로 표정보기 좋아
2,3층도 나쁘지 않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