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품어줌을 경험하지 못하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커튼콜데이

극 끝나고 번개 번쩍일 때부터 찍고 싶었으나
깜깜한 암전일 때 폰을 열려고 하니
왠지 빛이 너무 밝은 거 같아
어찌하나 하다 다 놓침
당황해서 망원도 못누르고
허둥지둥하다 겨우 들이댐
아쉬우니까 마지막 음악까지 계속~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와있는 상태라
3층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니
잘리는 것도 많고
안보이는 것도 많은 듯.
일단 처음에 나오는 명화들은
머리가 잘림.
커튼콜 때
1층에 앉은 동행이 찍은 영상을 보니
막이 내려갈 때까지 막 아래로
빅터와 앙리가 손을 흔들어줬는데
3층은 전혀 모름.
2층 지인도 모름.
둘 다 1열 중앙이었음에도..
그래도 괴물이 탄생하는 유리상자가 눈높이에 보여
괴물의 표정을 잘 볼 수 있었음.
1층에서는 올려다본 것.
물론 오글 필수!
그리고 신성록 배우의 긴 기럭지는
내려다보아서 잘 안느껴짐 ㅋ
음향은 처음 시작 무렵은
쩌렁쩌렁 울리기만 해서 뭉개지는 느낌이라
3층이 음향은 제일 낫다더구만 아니네 했는데
점차 안정적으로 좋아짐.
역시 음향기사의 능력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됨.


프리뷰 때 본 배우들은
이제 무대를 가지고 놀 여유가 생겼나봄.
역할에 녹아들어 아주아주 멋지게 잘 함.
그러나 고앙리는 춤이 여전히 뻣뻣 ㅋㅋ
록빅터가 더 잘 춰보이게 해줌.
록의 쟈크는 좀 수줍어 하시는 듯 ㅎ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슬픈 극이다.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다.

외롭게 자라
다른 신념을 가졌어도
함께 꿈 꿀 수 있는 짝꿍 친구를 만나
마음을 줬는데(목숨도 줌),
품어주고 안아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친구라
홀로 고난을 견디며
정체성 혼란으로 몸부림치며
인간들의 이기적인 마음에 배신당하며
그렇게 상처투성이가 되는 앙리가 그렇고,,
허전함을 사람과의 관계로 충족하고 싶을 때
상황을 살피고 나를 존중하기보다
그냥 무조건 올인하며 뛰어들 수 있다.

조금만 달라도 틀렸다 하는 어른들 속에서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감각과 세계를
이해받지 못한 채
배척당하는 경험을 하고,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오기로 살아내며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살피지 못하고
자신의 목표만을 향해 달린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그렇다..
얼마나 채워지지 않으면
그 좋은 머리로
신의 자리까지 넘보며
달리겠는가..

같은 아픔을 겪었는데도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동생을 돌봐야했던 누나,
똑똑하고 상처입은 동생을 이해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알아차렸던
엘렌도 슬프다.
특별한 관계인 가족관계에서
책임이라는 힘겨운 짐을 짊어졌을 때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동생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싶었지만
문제에서 회피하고
정작 중요한 곁을 내주지 못한 시간들.


이번 빅터는 지난번 규현 빅터와 느낌이 다르다.
괴물도 점차 시간이 지나며
앙리의 뇌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을 회복하는 듯
말도 터지고
꿈도 꾸고
감정도 살아나고
북극에서는 빅터 친구를 기억해낸다.
록빅터는 정말 뇌와 마음이 고장난 듯
표정, 웃음소리 등이 살벌.
앙리의 머리를 들고 부르는 노래에서
손바닥 위에 앙리 머리를 올리고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창조주라 외치는 씬에서 섬뜩.
북극에서도 규현 빅터는
친구 앙리를 그리워하는 듯했는데
록빅터는 홀로 남아 죽어갈 자신을 위해
앙리를 붙들고 운 느낌.
앙리를 외쳐부르는 느낌이 다르다.

날이 더워지니 그러한가
커튼콜에 나오는 배우들이 꾀죄죄.
열연을 했다는 증거!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10주년 기념 뱃지 구입

오늘 공연은 차 태워주신 동행 부부가 있어
아주 편히 다녀옴.

주차 때문에 일찍 갔더니
사진도 수월하게 찍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