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늘잎, 명이나물 절임, 나도 절임
나는 살림에 별 관심도 멊고
재주도 없다.
그래서 주로 사먹는다.
나보다 솜씨가 좋으니까^^
게다가 코로나로 배달이 활성화되면서
나의 주문 분야도 다양해졌다.
그렇게 주문해서 택배로 먹어본 게
명이나물절임.
그런데 명이나물보다
얘가 잠겨있는 간장이
훨씬 많다.
그래서 명이는 금방 먹어버리고
간장만 잔뜩~
이 간장이 아깝다.
명이가 있으면 간잠 속에 넣고 싶다.
고 생각하던 참에
우리동네 용문산 산나물 축제가
온라인으로 열렀다.
평소 같으면 관심을 가지려야 가질 수가 없는 것이
마을 축제
그때는 외지에서 몰려온 차들로 집에 가기도 어려운데
축제장은 아예 갈 생각을 안한다.
그런데 이번엔 온라인이라
SNS에 자꾸 링크가 올라온다.
옆동네에 모비딕팜이라는 농원에
산마늘이 자라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여기 명이나물(산마늘잎)이
판매 링크를 타고
나에게 걸려졌다.
1Kg에 19000원
행사라 좀 싼가보다.
명이나물 1Kg이면 양이 얼마나 될까?
남은 간장에 넣어볼만 할까?
너무 적으면 어쩌지? 더 사야하나?
혹시 너무 많으면 쌈싸먹지 뭐
이러면서 시험삼아 해보는 거니
1Kg만 주문
잎을 따서 작업하여 보내준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무료배송
그리고 이틀만에 싱싱한 이파리들이 도착했다.
가지런히 정리가 되어 있지는 않은데
그것들이 ㅠㅠ
너무 많다.
내 남은 간장은 한대접 정도인데
맙소사
일단 싱싱한 이파리를 몇잎
쌈싸서 먹어본다.
맛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얘들을 일단 씻는다.
한잎한잎
흙이 튀었는지 잎에 검은 얼룩이 있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손지문 부분으로 박박 닦아낸다.
잎이 도톰하여 손톱으로 긁지않는 이상
상처가 나진 않는다.
하지만 너무 힘들다.
내가 시력은 좋지 않지만
이런 티는 잘 보인다.
닦이는데 안 씻어낼 수 없잖아?


대체 몇시간을 씻고 있나ㅠㅠ
500g씩 팔지 하면서
판매하는 건 이렇게까지 씻지 못할텐데
이렇게 안씻으면
검은 얼룩이나 흙이 좀 묻어있겠구나
싶은 생각을 한다.
씻다보니 잎도 두꺼운데
물에 담가 불려도 될 듯
그러면 흙이 잘 떨어질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씻긴했는데
생으로 쌈싸먹는 것도 어느 정도지
우리에겐 양이 너무 많다.
남은 간잠은 적고...
캐나다에 살면서
그 나라 사람은 안먹지만
캐나다 좋은 기후에서 예쁘게 잘 자라는 명이를
해마다 열심히 장아찌로 탄생시키는 취미를 가진
동생에게 카톡 SOS
뭐 쉽고 간단하단다.
간장, 식초, 물, 설탕만 있으면..
음 시간이 벌써 밤 10시 30분
나 한 7시부터 씻기 시작한거 같은데;;
현재 간장과 설탕 밖에 없는데
이미 명이들은 목욕을 마첬고,,
밤중에 우리 아이엑게
심부름값을 두둑히 쥐어주며
편의점으로 나머지 재료를 사러 보낸다ㅎ
이왕 사러 가는 거
물하고 소주 섞어넣으래서
소주도 한병 사오라하고
동생 코치 받으며
명이나물 절임 도전

간잠 1, 설탕 1, 물에 소주 좀 섞믄 거 1
이걸 팔팔 끓이면서

명이를 차곡차곡 준비
플라스틱통 밖에 없다고 했더니
뜨거운 간장 부을거니
냄비에 하라길래
곰솥 준비
폭삭 줄어드니 너무 크다고 했지만
일단 팔팔한 잎사귀들이 들어갈 냄비는 이것 뿐,,

끓이던 간장에
식초 1 넣고
우르르 끓인 후(동생 표현)

뜨거운 거 사정없이 붓기
아뿔사
무거운 걸로 눌러야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무거운 걸 준비를 못했다.
뭘로 누르지?
그릇도 다 소용없을테고ㅠ

급한 마음에 간장 끼얹어주기

그러다 곰솥인지라 지름이 커서
조리도구들을 낑겨넣을 수 있음을 감지
얘들로 누름;;
일단 끝
오래 두고 먹으려면
일주일 후 이 간장을 다시 끓여
이번엔 식혀서 부으랬음

아 힘들다.
난 다시 안할거다.
그냥 조금씩 사먹을거다.
사실 과정은 별거 없는데
씻는게 일이다.
산마늘잎, 명이나물절임
명이 뿐만 아니라
나도 절여짐 ㄷㄷ
돈주고 일거리를 샀구만 ㅋㅋ
그래도 깨끗하고 맛있을 너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