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머무르기

상담은 상호작용이 있는 관계 경험

Winnie the Witch 2021. 12. 29. 00:14

상담을 결심하고 전화를 하고 내방을 하지만
발을 들여놓은 후에도
무엇을 말해야할지
이런 사소한 것들을 말해도 될지
이 상담사는 판단과 편견없이
나를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수많은 생각이 머리속을 지나가며
망설이게 된다.

상담사가 신뢰를 주고
편안함을 느끼도록 하려 노력하지만
최종결정을 하는 용기는 내담자 몫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어떤 모양으로 만남을 갖게 되더라도
내담자는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그의 잠재력과 가치를 믿으며
만남을 가진다.

하지만 이런 긴장과 불안 속에서
점차 어깨가 펴지고
눈을 밝게 빛내는 내담자를 보며
참 감사하다고 느낀다.
그에 더해
상담하길 참 잘했다,
섭리 가운데 나에게 주신 선물같은 만남이다,
덕분에 마음이 가벼워지고 새힘을 얻는다
등의 소감을 들으면
나도 같이 힘이 솟아남을 느낀다.

상담은 내담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일방적으로 구매하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다시 형성되면서
상처입고 쓰라린 나의 관계를 재경험하며
따뜻함과 믿음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내담자 뿐 아니라
상담자도 함께 느끼고 주고받는
상호관계이다.
상담관계는 살아 숨쉰다.

나는 용기를 내고 있는 나의 내담자를 응원하며
같이 동행하는 이 시간들 속에서
항상 진실한 상담사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