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머무르기

수감자 심리상담 길

Winnie the Witch 2023. 11. 4. 15:00

교도소 수감자 심리지원 상담 가는 길이
어느덧 스산함을 풍기고 있다.
아직 단풍구경 많이 못했는데
이 길은 잎이 다 떨어졌다.
교도소 근무하시는 분이
여기는 추워서
단풍이 채 들기도 전에
비가 오면 잎이 떨어져버린다 하신다.

여기는 일주일 후 우리집 정원

수감자와의 상담시간은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상담과 다를 바가 없다.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마음을
수감자들도 가지고 있어,
사람과 부대끼며 관계 속에서 느끼는 것들,
가족이나 연인과의 미묘한 갈등,
나 자신을 잘 알지 못하고 위축된 정서,
안개 속 같은 나의 미래에 대한 그림 등
상담센터에서 만나는 주제를
여기서도 만난다.
여기에 특수상황에서 오는 감정들이
또다른 정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른 아침부터 두 케이스의 상담을 마치면
함께 하고 있는 상담사들과
점심을 같이 먹는다.
오늘은 돌아오는 길에서
오래된 두부집을 발견
장사하나 싶을 정도의 허름한 외관이
역설적으로 더 맛있을 것 같다는 느낌

우리는 두부부침과 청국장, 비지찌개 주문

반찬부터 맛있어 보인다.

갓지은 밥까지 정말 맛있어서
열심히 일한 우리는
푹풍흡입 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