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햄릿,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서울로 찾아가는 상담이 있을 때엔
서울에서 볼 일을 다 모아서 하려고 한다.
그래서 먼 길 대중교통만으로도 힘들지만
많이많이 피로하다*^^*
이번 상담길은 낮시간이 비어서
관극을 하나 하기로 한다.
동선이 비슷한 곳을 찾다보니
마침 타임세일을 하는 연극 햄릿이 눈에 띈다.

셰익스피어는 사실 좀 나른해서 졸린다.
운율이 있는 특유의 화법이
자장가 같다.
그렇지만 내가 햄릿을 제대로 본 적이 있던가?
학창시절 책으로 읽긴 했는데...
그런데 실력있는 원로배우님들이
이 고전을 연기하신다니
한번 보고 싶다.

내가 볼 시간의 캐스팅.
고전 그대로의 내용을
살짝 바꾸어서
복장이 현대적이고
스마트폰과 총을 사용한다.
왕은 손목시계도 착용.
여린 마음의 감수성 예민한 햄릿이
아버지의 죽음,
어머니와 삼촌의 결혼,
그리고 이 황망하고 죄스러운 상황에서 만난
아버지의 환영,
거기에 복수의 부담과 책임감 등으로
정서적으로 매우 혼란스럽고
취약해졌겠다 싶다.
계속되는 죽음들과
사랑하는 연인의 비극들이
또 햄릿을 정말로 미쳐버리게 만들겠다 싶다.
커튼콜 인사는
어린 배우에서 원로배우 순으로 하시는 듯.
그게 또 감동이 있다.
오랜 세월 연기해 오셔서
삶 자체에 스며들은
연기의 장인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나는 꼭대기 가장 싼 자리.
이제 하나님 자리에서도 오글로 보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꼭 코앞에서 보고싶은 배우가 있는 게 아니라면
돈 생각을 하면서
더 많이 볼 수 있게 아껴야지.
하지만.. 이런 자리는 관극의 질이 떨어지는데
일명 관크가 많이 일어난다.
휴대폰이나 워치 슬쩍슬쩍 보는 사람도 있고
앞으로 숙이고 보는 사람도 있고
대화하는 사람도 있고
알람소리 내는 사람도 있다.
일전에 나도 알람을
실수로 켜지게 한 전적이 있었기에
실수일 수 있다 생각하려 하지만
1층과는 분위기 차이가 크다.
그래서 위로 올라가도 앞열이 낫겠다 싶다.
하지만 홍아센 싼 자리는 앞열이 아니다.
3층 앞열과 나의 싼 자리 사이는 텅 비어있었지만
내앞 앞열의 키크고 덩치 좋은 분이
의자에서 등을 떼면
무대가 가린다.
자꾸 떼심 ㅠ
오글에 이분 머리가 떡..
그리고 배우의 목소리는 문제 없는데
음악이 사용될 때
1층에서 울리는 소리를
얻어들어야 했다.
오늘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이 폭염을 식혀주는 소나기가 쏟아진다.
잠시 이 큰비를 피해 머물러야 했지만
감사하다.
뭐 또 금세 후텁지근해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