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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 Alte Oper, 뮤지컬 엘리자베트

Winnie the Witch 2025. 1. 1. 00:49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 Alte Oper
여기를 구경하려면
입장료 내고 들어가야한다고,
언니 뮤지컬 좋아하니까
뮤지컬 엘리자베트 공연 보자고
동생이 예매한
그 날이 되었다!

서리가 많이 내린 날
우리는 하이델베르크 숙소에서 나와
또 동생이 미리 예약해둔
버스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자리를 옮겼다.

숙소에 짐 풀고
잠깐 프랑크푸르트 거닐며 구경하다
시간 맞춰 다가간 Alte Oper.

시간은 적당히 한국에서 뮤지컬 가는 시간보다 적게
한 두어시간쯤 전에 맞춤..
하지만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한시간 전에 문 열어준다고 써있음.
독일관객들도 약 1시간 20분 전에는 오는 것 같던데
추운 밖에서 오돌오돌 떨음.
살짝 일찍 문 열어주긴 하였지만
중간문은 시간되어 열어줌.
그래도 실내에 들어옴에 감사하며 투덜댐 ㅋㅋ

드디어 문을 열어주니
선진국도 우루루 새치기하며 몰려든다 ㅋ

우리 자리는 싼곳, 3층이라고 했는데
샤롯데 1층 맨뒷자리가 이런 시야일까?
그럼 VIP석인디 ㅋㅋ
건물 3층을 예매했다고 해서
관객석 3층인줄 알았는데
눈앞에 오케스트라석이 있어서 깜짝 놀람.
우리 무대만 생각해서
무대는 어디 있는지 감이 안잡혀
무대는 1층에 있고
우린 오케스트라 보는 거야?? 이러고
어리둥절함.
여긴 각 층에서 다른 공연을 하고
3층에서 엘리자벳을 공연하나봄.
우린 결국 1층 맨뒷자리였던 것.
오글만 있었으면 세세한 표정까지 다 잘 보일텐데
수하물 무게 맞추느라 포기한 것이 아쉬움.

오케스트라석이 무대 위에 다 있어서
연주자의 입장부터 박수하며
연주자의 연주를 다 볼 수 있다.
지휘자는 다른 오케스트라 공연처럼
연주자들 끝에 나와 인사하고 박수 받음.

무대는 오케스트라를 양옆에 두고
가운데 계단을 주로 이용.
계단에 네모난 장치를 상징적으로 활용한다.
죽음이나 해설하는 루케니가
공중 연기를 할 때도 여기서 하고
엘리자벳의 그네도 여기에 단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양옆의 계단과
앞뒤 공간을 무대로 사용한다.
공간이 좁아 무대가 화려하거나
앙상블의 춤이 돋보이거나 하기는 어려운듯.
무대 배경은 영상으로 바뀌고
배우들의 의상이나 상황변화 등도
무대 위에서 바뀌기도 한다.
눈치 못채게 재빠르게 하려고 하지는 않는듯 ㅋ
네모 장치에 오를 때도 천천히.
안전해보이기는 한다.
그래서인가 극장이 덥다.
옷 많이 겹쳐 입고 갔는데
배우들이 땀벅벅으로 안쓰러워
겨울에도 에어컨 켜는 게 용납되는
우리 극장과는 다른 듯.

스토리가 흘러가는 연극적 느낌보다는
쇼 같고 루케니의 설명을 보여주는 느낌이 더 강함.
엘리자벳을 암살하고 죽임을 당하는 시민 루케니가
엘리자벳이 죽음과 친밀하다고
죽음이 그녀를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항의하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오기는 한다.
하지만 현란한 발놀림과 춤동작,
매력적인 눈빛으로 다가오는
우리나라 죽음들이나
고음으로 쭉쭉 뽑아내는 시원한
우리나라 엘리자벳의 가창력 같은 것이
자꾸 아쉽게 비교됨 ㅋㅋ
그래도 너무너무 재밌었고
못알아듣는 독일어임에도 즐길 수 있었고
박수 열심히 쳤다.
죽음 맡은 배우가 손가락 하트를 해서
오잉? 함.
한국에서 배웠는가?

그리고 못알아듣고 정보가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
포스터의 엘리자벳보다 어린 배우였던 것 같아서
대역배우가 나왔을 수도 있음.
누가 나왔든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고
일어나 환호해주고
앵콜 박수로 격려해주어
음악회처럼 배우들이 여러번 나와 인사함.

내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Alte Oper에서
뮤지컬 엘리자베트를 관람했다는 증거.

티켓 모으기하기 애매한
집에서 프린트한 A4용지 티켓 ㅎ

구경하려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안에서 딱히 사진 찍을 건 없지 싶다.
건물을 찍나?
극 관련 포토존 같은 것도 없고.
나는 우리나라 예술의 전당처럼
넓고 볼 게 많은 곳인줄 알았는데
저 건물 하나다.
밖에서 사진 찍으면 됨.

관객들이 들어가서 하는 일은
외투 보관하느라 줄서기,
그리고 삼삼오오 모여서 와인이나 맥주 한잔 하기.
전혀 다른 뮤지컬 문화를 경험!
그렇지만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