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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엘리자벳:더 뮤지컬 라이브, 진짜 내 삶의 주인은?
    누리기/문화예술테라피 2024. 11. 1. 02:21

    12월에 독일에서 동생을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가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동생이 엘리자벳을 예매했다.
    프랑크푸르트의 오페라하우스
    알트오페라가 예쁜데
    입장권이 있어야 구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구경도 하고 그 안에서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갖게 된 것.
    하지만 독일말로 하겠지?
    삼성폰 통역 기능 하나 믿고
    본거지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한 우리는
    하나도 못알아들을 것이 자명한 일.
    그래도 뮤지컬의 흐름만 알면
    음악은 다 통하는 것이니
    감상엔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여 둘째딸램이 영화 엘리자벳을 예매.
    예습을 하기로 한다.

    사실 원래 보고 싶었는데
    무대 촬영한 것을 영화로 봐야하나
    영화로는 값도 비싼데
    나중에 무대 열리면 그때 보는 게 절약이 아닐까
    고민하던 중이었던 것^^;

    영화인데 뮤지컬 특별한 날처럼
    뭘 자꾸 준다.
    미니프로그램북과 포토카드.
    7분간의 인터미션도 있다는 사실.
    이런 거 사진도 안찍었네?
    뮤지컬처럼 사진 안찍는게 버릇이 됨 ㅋ

    우리가 찾은 극장은
    하남스타필드 내의 메가박스,
    돌비시네마다.
    돌비시네마에서 봐야한댔는데
    화면이 무대 같다.
    소리는 사방에서 울려퍼져서
    나는 오히려 덜 현장감을 느낌.
    빵빵 울리는 사운드이긴 함.
    극장에서는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난 소리가 너무 컸음.
    좋았던 건
    클로즈업을 해주니까
    미묘한 표정까지 생생하게 보고 느낌.
    좋았어도 갑자기 사람이 그 큰 화면만하게 확대되니
    사실적이진 않았음 ㅋㅋㅋ
    하긴 오글도 좀 그러함.
    여긴 완전 성능 좋은 오글을
    중요한 순간마다 들이대줌.

    대충 알고있는 엘리자벳은
    죽음의 유혹에도 지지 않고
    자신의 자유를 찾아 내 삶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였는데
    오늘 풀스토리로 본 엘리자벳은
    그렇지 않았다.
    나무에도 오르고
    외줄타기도 하고
    말을 타고 달리기도 하던
    자유로운 아가씨가
    사랑에 빠져 오스트리아의 왕비가 된다.
    이때까지의 삶과 전혀 다른
    규칙과 구속의 삶을 견뎌내기 어려워한다.
    시어머니와의 고부갈등도 심각하여
    낳은 아이로 줄다리기.. 쩝..
    사랑 하나 믿고 결혼했는데
    남편도 어머니의 조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결국 내 자유를 찾아 내 삶의 주인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모든 관계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강하고 단호해진다.
    죽음은 항상 엘리자벳을 따라다닌다.
    그만큼 엘리자벳의 삶의 과정들은
    위험하기도 하고
    절망적이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엘리자벳은 순간순간
    죽음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특히 자녀들을 지키지 못한다.
    내 삶이 절대 침범당하지 않게 지켜내는 전쟁을 치르느라
    내 곁의 소중한 걸 다 놓친다.
    남편도 아들도.
    행복은 너무나 멀리 있다면서.
    결국 후회와 눈물 속에
    별로 좋은 왕비도 아니었던 엘리자벳은
    백성에게 살해당하고
    죽음과 입맞춤을 하게 된다.
    마지막 춤을 자신과 추자고 꼬시는 죽음은
    엘리자벳 곁에 있으면서
    그녀와 관련된 많은 사람과 마지막 춤을 추게 되지.
    입으론 사랑한다 말하며 다가오지만
    냉정한 눈동자로
    묘한 승리의 미소를 흘려가며.

    간혹 우리도 나 자신의 자유를 찾아
    내 삶의 주인이 되겠다고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만 같은 관계를
    모두 끊어내려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때 소중한 나 자신도 같이 끊어져
    피투성이가 되는데
    그걸 못본다.
    어그러진 관계는 고통이기도 하지만
    그 치료약도 관계 속에만 있다.
    최후의 순간에 어차피 만나게 되는 게 죽음.
    그건 실패가 아니다.
    그때가 오기까지의 우리 삶을
    나를 보호하고 내가 주인이 되겠다는 명목하에
    우리 손으로 새장 속에 가두지는 말자.
    계속 불안 긴장하며
    전쟁을 치르지는 말자.
    누구와 춤출지도 내가 정한대놓고
    긴장상태라 손을 내밀지를 못한다.
    놓아두고 때로 손해를 보고 양보를 하더라도
    우리 주변의 소소한 관계들을 살펴보자.
    그게 진짜 내 삶을 소중히 여기며
    나를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가 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유연함이 내 삶의 주인이 된 사람이 갖게 되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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