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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다름이 공격은 아니다
    지그/머무르기 2023. 7. 13. 11:49

    상담을 종결하며
    맛있는 빵을 선물로 주셨다.
    양평의 용문에 있는 곳 빵이라며
    얼른 냉장고에 넣으라고 하신다.
    상담을 하고 나면
    허기가 진다.
    모르는 이들은
    남의 얘기 듣도 수다나 떠는
    세상 쉬운 일인듯
    폄하하기도 하지만
    상담사, 치료사들은
    이 허기짐이 무엇인지 다 알 것이다.
    나의 진을 빼서
    내담자와 동행하는 시간을 보냄이다.
    암튼 그래서 요 빵 중 흑임자크림이 들어있는 걸
    홀라당 먹어버렸다.
    입에서 살살 녹아 금세 없어졌다.
    읿반 빵과는 다른 부드러움이 있는
    색다른 느낌의 빵이다.

    우리는 때때로 독특한 성향의 사람을 만난다.
    어떨 땐 특이해서 가까이 하고 싶고,
    어떨 땐 특이하다고 멀리하기도 한다.
    거리두기는 개인의 선택이라 뭐라 할 수 없다.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우리는 '존중'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한 인격체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아직 미숙한 타인들에 의해 
    존중이 아닌 차별과 낙인으로
    상처를 받은 이들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다.

    책을 많이 읽고
    사유를 많이 하여
    내면의 성숙도가 또래와 다른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이 혼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따돌려지기도 하지만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없어
    실존적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유태인들은 조용히 혼자 공부하기보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며
    시끌벅적하게 공부한다고 한다.
    하브루타 방식이라고
    이런 학원이름을 본 기억도 있다.
    중요한 것은 공부 방식이 아니라
    다른 의견,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인 것 같다.
    우리는 너무 자주
    나와 다른 생각을 공격으로 간주한다.

    사람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혼자 사색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게 성숙해가는 유형의 사람도
    사람 속에 있기를 원하며,
    그것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조금 더 생각을 해보면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그렇게 충전되고 회복되는 사람이더라도,
    나 자신도 외로움을 느끼고,
    사람을 필요로 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다면 타인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사람을 등급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인가
    무슨 자격으로,,
    존중받을 사람, 차별받을 사람이 
    나뉘어 있지 않다.

    우리는,
    적어도 진짜 어른이라면,
    다름을 품어줄 줄 아는
    마음밭을 가졌으면 싶다.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사람이
    그 사람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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