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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세 자매, 가정폭력의 책임은 어떻게 지려는가
    누리기/문화예술테라피 2024. 8. 21. 19:47

    가볍게 시간 보내며 쉴 참으로 선택한
    OTT 영화 세 자매.
    힐링의 시간은 완전 망함.
    부글부글.

    술 마시고 엄마를 패다가
    자녀를 패는 아버지.
    이 아버지는 세 자매가 아닌
    4남매가 있다.

    첫째 딸은 밖에서 데리고 온 딸이라
    자신의 죄책감으로 때렸을까.
    이 아이는 어른이 되어 자녀를 낳고도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남편이 돈을 뜯어가면 뜯어가는 대로
    딸이 어긋장을 놓으면 또 그런 대로.
    기억도 정상적이진 않은 것 같다.
    그리 숨죽이고 살다가
    암도 걸린다.
    막내 아들도 아버지의 폭력으로
    몸이 망가질 정도.
    이 아들은 계속 아버지와 살았다.
    그 가해자의 얼굴을 매일 마주하며
    어찌 버텨냈을까.
    결국 가족의 곪은 상처를 터뜨리는 역할을 해낸다.
    둘째와 셋째딸은 맞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맞는 형제와 함께 자란 아이들도
    맞은 것과 똑같은
    불안과 긴장 속에서 움츠러든다.
    둘째딸은 말 잘 듣는 아이를 택했다.
    모범적으로 사느라 목소리도 높이지 않는다.
    얼마나 감정을 죽이며 살아냈을까.
    셋째딸은 자신을 쓰레기라고 한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보이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언니와 반대로 감정을 있는대로 다 폭발시킨다.
    막 나가는 거다.

    세 자매는 모두 결혼을 했고
    자녀가 있다.
    모두 가정생활이 어렵다.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하지만
    어떤 게 좋은 엄마인지 모른다.
    폭력 남편에게서 자녀들을 전혀 돕지 못했던
    숨죽이고 눈치보는 엄마 밖에 못겪어봐서
    어떻게 자녀의 마음을 알아주고
    사랑을 표현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을테지.
    엄마는 자녀를 보호해야할 또다른 어른인데
    폭력가정의 자녀들은
    벌판에 홀로 남겨진 어린아이들이다.
    영화 장면 중에
    둘째 셋째가
    언니와 남동생이 맞고 있을 때
    내복 바람에 맨발로 뛰쳐나온다.
    그 모습이 딱 세상에 홀홀단신으로 던져진
    무기력한 아이들의 모습이다.
    똑똑한 둘째는
    다른 어른들에게 신고를 부탁한다.
    하지만 그 어른들도 아이들을 돕지 못한다.
    사실 아버지를 수갑 채우는 호로자식이라는 의식이
    아직도 있다.
    이 겁에 질린 아이들을
    그 어떤 어른도 구하지 못한다.

    폭력가정, 알콜릭 가정의 자녀들은
    절대 닮고 싶지 않은 부모를 닮은 나를 보며
    나의 모습에 치를 떨기도 한다.
    나를 미워하며 기를 펴지 못하고
    세상을 겨우겨우 살아가기도 한다.
    세자매는
    알콜중독이 되기도 했고,
    사랑하는 내 자녀를 윽박지르고
    규칙 속에 가두며
    폭력을 행사하는 어른이 되기도 했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후회하는데
    자꾸 그렇게 되는 나를 발견하면
    절망에 빠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가진 재능을 발휘할 수도 없다.

    술에 기대어 자신의 못난 모습을
    회피하려는 인간들아,
    시간이 흐른다고
    나중에 잘 한다고
    자녀들의 상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녀들은 이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피 흘리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대체 어찌 책임지려는가.
    게다가 그 자녀들의 자녀들 또한
    정서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내 엄마의 움츠러든 모습을 보고
    아예 외면해 버리기도 한다.
    마음이 아프니까.
    이렇게 자꾸자꾸 대물림이 일어난다.

    제발.. 자녀는 너의 소유물이 아니다.
    존중까지 못해줘도
    최소한 건드리지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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