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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랭보, 나를 알아주는 타인누리기/무대예술테라피 2024. 11. 3. 12:40
대학로에서 저녁 공연을 예매하고
낮시간도 활용하기 위해
골라본 뮤지컬 랭보.마침 낮공도 있고 마티네 할인도 되었던 공연.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 랭보.
대사를 통해 랭보는 17세라는 것을 알았다.
어린 시인이었구나.
자유롭고 마음가는대로 가보는 사람.
그 길이 틀리든 맞든 부딪혀보는 사람.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는 시어를 이해해주는 타인이
랭보도 꼭 필요했나보다.
사촌 들라에도 있었지만 그는 식구니까
같은 시인인 베를렌느의 알아줌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졌을지.
또한 일반적인 것과 좀 다른 것은
일단 배척하고 보는 요상한 심리 속에서
나를 알아차려주는 랭보와의 만남이
베르렌느에게도 얼마나 소중했을지.
독특한 나의 세계가 있어야
시도 나오고 충만감도 느낄 수 있는
예술가들의 마음이
이 극 속에 들어있다.
배고픔으로 현실과 타협해야하는 고통의 순간들도
또 그 경험까지도 나의 시와 언어와 세계에 녹아들겠지.
가족이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철딱서니 없어보이는 그런 순간도
그들 자신은 뭔가 쫓고 있는 것이 있었겠지.
확신했던 단 한사람이 나를 몰라주는 것 같을 때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달을 때에도
그 세계에서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그렇게 랭보는 마지막에
아프리카에서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몸으로 부딪히는 일상을 살아내며
그 느낌을 글로 남기는데
이것이 또한 진정한 시이리라.
고통이 있고
그 고통을 견뎌내는 사람이 있고
그러고 시가 있다.
혼자라고 생각되는 순간도 있겠지만
사실 곁에 한두사람이라도
나를 지탱해주는 사람이 있음도
잊지말아야한다.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고통과
포기하지 않는 몸부림.
어린 청소년 시인이라
더 마음이 쓰인다.
그리고 그의 이런 애쓰는 모습은
주변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쳐
들라에가 꿈과 목표를 가지게도 한다.
베를렌느에게도 물론이겠지.시인들의 이야기라 대사가 시어로 되어 있어
참 예쁜 극.
가난 속에서 마음 가는대로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래도 그 안타까움 속에서
나의 길을 걸어내며
아름다운 시와
그들의 세계를 남겨주어
얼마나 고마운지.'누리기 > 무대예술테라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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